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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 | 신승일 동문 "지식을 널리 이롭고, 선하게 쓰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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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17-02-07 12:17 조회55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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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널리 이롭고, 선하게 쓰이게 하라

 

과학과 인문학 융합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노학자의 눈빛은 부드러웠다. 

세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면서도 모교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던 그. 

2017년부터 수여되는‘암곡강좌저술상’에  서울대학교가 세계적 지식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한국 백신 연구의 초석을 다지게 했던 열정

 

“그때는 서울대가 동숭동에 있던 시절이었죠. 

화학과 3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했어요. 

운이 좋아 학비 한 번 내지 않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유학했습니다. 

늘 모교와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었습니다.” 

신승일 이사장은 그 빚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기 위함이라며 지난해 9월 암곡학술기금으로 10억 원을 출연했다. 

‘암곡’은 신승일 이사장의 선친이 나고 자라던 강원도 치악산자락 동네를 일컫는다. 

선친이 생전 쓰시던 아호(雅號)이기도 하다. 

이래라저래라 간섭하지 않으며 자식의 의지를 존중해주고 지지해주셨던 선친의 뜻을 깊이 새기고자 학술기금의 이름으로 정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외국에서의 삶과 연구. 서구의 앞선 학문과 기술, 문화를 경험하면서 신승일 이사장은 언젠가는 나라를 위해 꼭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슴에 담아 왔다. 

미국과 네덜란드, 영국, 스위스 등지의 유전학 분야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에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던 그는 젊은 날의 지적 에너지를 모아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단초를 마련했다. 

한국의 젊은 유전학 연구자들을 초빙, 훈련시켜 한국에서 바이오산업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주자며 유진텍(EUGENE Tech)을 만들었던 것도, 또 이 회사에서 B형간염 백신을 만들어 1986년부터 세계 최초로 신생아 의무 접종을 시작했던 것도 그가 생명과학자로서 과학기술이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늘 고심하며 실천해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유엔개발계획(UNDP) 수석보건자문관으로 백신 보급운동을 하면서 국제백신연구소(IVI)를 서울대학교에 유치하기까지 수년간 몰입해온 과정은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정성을 들인 일이다. 

“지식을 널리 이롭고, 선하게 쓰이게 하라.” 국경을 넘나들던 지식인, 신승일 이사장의 삶은 이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에서 새로움 열어가길 바라며

 

기부금을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추구하는 학자를 위해 써달라고 지정한 것도 이런 그의 삶의 결에 맞닿아 있다. 

“서울대가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한국을 이끌어가는 지성을 잘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서울대학교는 지나치게 실용적인 것에만 치우치지 말고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 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중요한 지적인 역할을 해나가길 바랍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에서 새로움을 열어가고 공헌할 학자를 지원하고 싶다는 그는 특별 강좌 설립을 제안했다. 

‘암곡강좌저술상’ 설립 취지 요약문을 직접 작성할 정도로 열의에 찬 그의 당부 속엔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담겼다. 

“인문학의 소양을 갖춘 과학자, 과학의 역사를 알고 현대과학의 기초를 이해하는 인문학자라야 인류의 미래를 제대로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에 대한 이해가 없는 지식은 위험합니다.” 

그는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특별 강연을 위촉하는 하버드의 ‘찰스 엘리엇 노턴(Charles Eliot Norton) 강좌’처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암곡강좌저술상’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서울대 교수진은 이제 주저했던, 그러나 꼭 필요한 연구들을 연구비 걱정 없이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무언가를 창출할 수 있는 원동력을 새롭게 마련하게 된 것이다.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책으로 엮어내는 과정이 쌓이면 서울대학교 ‘암곡강좌저술상’만의 지적 재산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문명 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인간답게 사는 것이죠. 과학기술의 발전 말고도 역사, 문화, 예술에 대한 지적 호기심 충족도 중요합니다. 진짜 대학교육은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4월이면 첫 번째 암곡강좌강연회가 열린다. 

새로운 한국적 지식인의 표상을 만들어가는 데 힘이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대로 어떤 새로움의 길이 열릴지 기대해본다.

 

 

신승일 동문

1957년 서울대학교 화학과에 입학 후 미국 브랜다이스대  화학과에서 박사(1964~68) 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 라이덴국립대 인류유전학연구소, 영국 런던국립의학연구소 면역학부, 스위스 바젤면역학연구소 초빙연구원 등을 거쳐 미국 뉴욕알버트아인슈타인의과대 유전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現 재단법인 신승일장학재단 이사장으로 2016년 9월 암곡학술기금 10억 원을 출연했다.